상대가 관심 있는 것으로 말문을 연다

새 업무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대표님이 현장 팀장들을 모읍니다. 준비한 자료는 꼼꼼합니다. 연간 비용이 얼마나 줄고, 보고 체계가 얼마나 투명해지고, 경영진이 숫자를 얼마나 빨리 볼 수 있는지. 설명이 끝나자 팀장들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석 달 뒤, 시스템은 깔려 있지만 아무도 제대로 쓰지 않습니다.

자료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자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표가 궁금한 것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팀장들이 그 자리에서 속으로 묻던 질문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 일이 늘어나는 건가, 줄어드는 건가."

설득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주파수로 말한 것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원칙 8

카네기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가장 확실한 길이 상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흘려듣기 쉬운 말이지만, 막상 조직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꺼낼 때 리더는 거의 예외 없이 자기 관점의 언어로 시작합니다. 매출, 효율, 비용, 전략. 대표에게는 절박한 단어들이 듣는 사람에게는 남의 일로 들립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첫 문장이 상대의 관심사에 닿으면 태도가 달라집니다. 사람은 자기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이야기에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남의 목표를 대신 이뤄 달라는 이야기에는 등을 기댑니다.

말문을 열기 전에 먼저 할 일

이 원칙은 말솜씨보다 준비의 방향에 관한 것입니다. 중요한 대화를 앞두고 대표가 자료를 만들기 전에 해볼 만한 일은 이렇습니다.

  • 상대가 요즘 가장 골치 아파하는 게 무엇인지 먼저 적는다. 모르겠다면 그것부터 물어보는 것이 첫 대화입니다.
  • 첫 문장을 상대의 언어로 바꾼다. "비용을 줄이려고 합니다" 대신 "매주 금요일마다 엑셀 취합하느라 늦게 퇴근하던 일을 없애려고 합니다."
  • 회사에 좋은 점은 뒤로 보낸다. 빼라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된 다음에 꺼내라는 것입니다.

거래처와의 미팅도, 영입하고 싶은 인재와의 식사도 같습니다. 우리 회사 소개로 30분을 채우기보다, 상대가 지금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아보고 그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쪽이 훨씬 빨리 문을 엽니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습관이 붙으면 같은 지시를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상대가 처음부터 자기 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한 줄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로 시작하십시오. 하고 싶은 말은 그다음에 훨씬 쉽게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