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침묵으로 끝납니다

분기 전략 회의입니다. 대표가 새 사업안을 설명하고 마지막에 덧붙입니다.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말씀하세요." 팀장들은 자료만 내려다봅니다. 몇 초 뒤 누군가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회의는 그대로 끝납니다. 대표는 자리로 돌아가며 생각합니다. 다들 생각이 없는 걸까.

그런데 회의실의 침묵에는 대개 기억이 있습니다. 작년에 대표가 밀어붙인 사업에 한 팀장이 조심스럽게 우려를 말했고, 대표는 "일단 해 봅시다"로 넘겼습니다. 사업은 우려한 그 지점에서 막혔습니다. 그 뒤로 그 일은 회의에서 다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이 거기서 배운 것은 하나입니다. 대표 앞에서 맞는 말을 해 봐야 남는 것이 없다는 것.

침묵을 깨는 것은 질문이 아니라 대표의 인정이다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에서 자신이 틀렸다면 빨리, 분명하게 인정하라고 말합니다. 그는 공원에서 목줄 없이 개를 산책시키다 경찰관과 다시 마주쳤을 때, 경찰관이 입을 열기 전에 먼저 "제 잘못입니다"라고 말한 일을 예로 듭니다. 꾸짖으려던 경찰관은 오히려 너그러워졌습니다. 먼저 인정하면 상대는 공격할 이유를 잃고, 대신 관대해질 여지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회의에서도 같습니다. 대표가 한 번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 조직에서, 직원에게 의견을 낸다는 것은 대표가 틀렸다고 말하는 일이 됩니다. 그 부담을 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표가 먼저 자기 판단의 오류를 꺼내 놓으면, 틀릴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의실의 규칙이 됩니다.

대표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회의실에서만, 직원도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 회의에서 해 볼 것

  • 지난 결정 하나를 먼저 꺼낸다. 회의 첫머리에 "작년 그 건은 제 판단이 틀렸습니다. 그때 나온 우려가 맞았습니다"라고 말하십시오. 그 의견을 냈던 사람을 사람들 앞에서 짚어 주면 더 분명해집니다.
  • 변명을 붙이지 않는다. "시장이 갑자기 바뀌어서"가 뒤따르면 인정이 아니라 해명으로 들립니다. 짧게 인정하고 끝내야 상대가 그 말을 믿습니다.
  • 자신 없는 부분을 안건에 미리 밝힌다. "이 안에서 제가 가장 확신이 없는 부분은 원가 쪽입니다." 대표가 약한 곳을 먼저 내놓으면, 직원은 그 지점부터 말을 꺼낼 수 있습니다.
  • 인정한 뒤에는 무언가를 바꾼다. 말로만 잘못을 인정하고 결정은 그대로라면, 직원들은 그것을 회의용 인사말로 받아들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의견이 반영된 흔적을 보여 주십시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대표의 권위를 깎는다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권위를 깎는 것은 모두가 아는 실수를 대표만 모른 척하는 모습입니다. 먼저 인정하는 대표 앞에서 직원들은 비로소 자기 생각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한 줄 요약

회의가 침묵으로 끝난다면 "편하게 말하라"는 말을 되풀이하기보다, 대표가 지난 판단의 실수를 먼저 분명하게 인정하라. 대표가 틀릴 수 있는 회의실이어야 직원이 입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