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실패한 뒤 소극적으로 변한 직원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신제품 출시를 맡았던 팀장이 반년 만에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일정이 밀렸고 초기 반응도 좋지 않았다. 대표는 책임을 묻지 않았고, 다음 분기에 비슷한 성격의 일을 다시 맡기려 했다. 그런데 팀장이 먼저 말했다. "저는 이런 건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이 맡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대표 입장에서는 기회를 준 것인데, 본인은 그 기회를 시험으로 받았다.
이런 장면에서 대표가 흔히 하는 말이 "누구나 한 번은 실패한다"거나 "그때 일은 잊어라"다. 둘 다 위로지만, 위로는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하지 못한다. 물러선 직원이 붙들고 있는 것은 실패한 기억이 아니라 그 일이 자기 능력 밖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판단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격려해도 시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잘할 수 있다는 말보다, 어렵지 않다는 말
카네기는 격려하라고 말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다. 고쳐야 할 일이 쉬워 보이게 만들라는 것이다. 이 두 번째가 핵심이다. 사람은 자신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이 자기 역량보다 커 보여서 안 한다. 그래서 "당신은 할 수 있다"는 응원은 잘 듣지 않는다. 그 말은 일의 크기를 그대로 둔 채 사람에게만 부담을 더 얹는다.
대신 일을 쪼개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크기로 보여주면 사람은 움직인다. 재고 관리를 어려워하는 직원에게 "관리 좀 제대로 하라"고 하면 막막하지만, "품목 세 개만 매주 금요일에 세어보자"고 하면 시작한다. 시작한 사람은 이어서 하고, 이어서 한 사람은 결국 익힌다. 실력은 결심에서 나오지 않고 반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못 한다고 말하는 직원은 대개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요구받은 일의 크기를 감당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가 할 일은 사람을 키우기 전에 일을 줄여 보여주는 것이다.
현장에서 쓰는 법
- 첫 단계를 대신 정해준다. "알아서 해보라"는 자율이 아니라 방치로 받아들여질 때가 많다. 이번 주에 할 한 가지를 함께 정하고 거기까지만 확인한다.
- 이미 하고 있는 것에서 출발점을 찾는다. "지금 하고 있는 거래처 관리랑 방식이 같습니다"처럼, 새 일을 이미 해본 일의 연장으로 설명하면 심리적 크기가 줄어든다.
- "쉽다"고 말하되 일을 가볍게 다루지는 않는다. 어려운 일을 쉬운 척 넘기면 나중에 속았다고 느낀다. 어려운 부분은 인정하고, 그 부분은 누가 어떻게 받쳐줄지 같이 말한다.
- 과정의 진전을 소리 내어 확인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은 자기가 나아지고 있는지 모른다. 지난달보다 나아진 지점을 대표가 짚어주는 것이 유일한 신호일 때가 있다.
- 실패 직후가 아니라 조금 지난 뒤에 다시 맡긴다. 상처가 아직 생생할 때 같은 일을 주면 벌로 받는다. 대신 그 사이에 작은 성공을 하나 만들어둔다.
- 대표 자신이 서툴렀던 시기를 말한다. 지금의 자리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 그때는 어려웠다는 사실은, 어떤 격려의 말보다 크기를 줄여준다.
한 줄 요약
물러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응원이 아니라 줄어든 일이다.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보여주면 사람은 다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