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실패를 되씹지 않기
지난 분기에 놓친 입찰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월요일 임원 회의에서도, 수요일 영업 회의에서도, 금요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대표는 같은 질문을 꺼냅니다. "그때 가격을 조금만 낮췄으면 어땠을까." 담당 팀장은 매번 고개를 숙이고, 다른 임원들은 말을 아낍니다. 석 달이 지났지만 그 입찰은 여전히 회의 안건 맨 앞에 앉아 있습니다.
대표가 그 일을 되묻는 이유는 이해할 만합니다. 아깝고, 다시는 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되물을 때마다 새로 알게 되는 것은 없습니다. 같은 결론을 같은 표정으로 다시 확인할 뿐입니다.
이미 켠 나무는 다시 켤 수 없다
데일카네기는 『자기관리론』에서 이 상황을 목수의 일에 빗댑니다. 톱밥을 다시 켜지 마라. 나무는 톱으로 켤 수 있지만, 이미 켜고 떨어진 톱밥을 다시 톱질해 봐야 나오는 것은 없습니다. 지나간 일을 곱씹는 것이 바로 톱밥을 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과거를 잊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나간 일에서 배울 것은 배우되, 배운 뒤에는 내려놓으라는 말입니다. 실패를 분석하는 것과 실패를 되씹는 것은 다릅니다. 분석은 한 번 하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지만, 되씹기는 끝없이 반복되면서 오늘 쓸 힘을 가져갑니다.
과거에서 교훈을 꺼냈다면, 그다음에 남은 것은 톱밥이다.
현장에서는 이렇게 쓴다
- 복기는 한 번, 날을 잡아서 한다. 실패한 일은 따로 시간을 정해 원인과 다음에 바꿀 점을 정리합니다. 그 자리에서 정리한 것만 남기고, 이후 회의에서는 다시 꺼내지 않습니다.
- 결론은 다음 행동으로 적는다. "그때 이랬어야 했다"가 아니라 "다음 입찰부터는 이렇게 한다"로 적습니다. 문장이 미래형이 되어야 복기가 끝납니다.
- 되묻고 싶을 때 스스로 확인한다. 지난 일이 다시 떠오르면 "이걸 다시 꺼내서 새로 결정할 것이 있는가"를 묻습니다. 없다면 그 질문은 회의가 아니라 혼잣말로 끝냅니다.
- 책임진 사람에게 다음 기회를 준다. 같은 실패를 계속 들추면 담당자는 다음부터 도전하지 않습니다. 정리가 끝난 일의 담당자에게는 새 과제를 맡겨 마무리를 지어 줍니다.
리더가 지난 일을 놓지 못하면 조직 전체가 뒤를 봅니다. 대표가 먼저 "그 일은 정리됐다"고 말해 주어야 팀이 앞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줄 요약
실패에서 배울 것은 한 번에 꺼내고, 남은 톱밥은 쓸어 내십시오. 되씹을수록 오늘 켤 나무가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