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을 전하는 순서

금요일 오후, 영업본부장이 대표실 문을 두드립니다. 다음 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거래처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는 소식입니다. 월요일 아침 전 직원 조회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야 합니다. 주말 내내 대표는 어떻게 말할지 고민합니다. 좋은 소식부터 말하고 슬쩍 넘어갈까, 시장 상황 탓을 먼저 할까, 아니면 아예 대책이 나올 때까지 미뤄 둘까.

그런데 직원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업팀에서 새어 나온 이야기가 복도를 한 바퀴 돈 뒤입니다. 이때 대표가 돌려 말하면 직원들은 소식보다 대표의 태도를 먼저 읽습니다. "숨기고 있구나." 나쁜 소식 자체보다 이 인상이 조직을 더 오래 흔듭니다.

잘못이 있다면 먼저, 분명하게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에서 자신이 틀렸다면 빨리, 그리고 분명하게 인정하라고 말했습니다. 상대가 비난할 말을 내가 먼저 해 버리면, 상대는 공격할 이유를 잃고 오히려 너그러워진다는 것입니다. 변명으로 시작하면 듣는 사람은 그 변명의 빈틈을 찾기 시작하지만, 인정으로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합니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서도 같습니다. 회사의 판단이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리더가 그것을 먼저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뒤에 나오는 대책이 변명이 아니라 계획으로 들립니다.

먼저 인정한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공격 대신 귀를 내어 준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네 단계

  • 첫째, 사실을 한 문장으로. "○○ 거래처가 다음 달부터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좋은 소식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꺼내지 마십시오. 서두가 길수록 듣는 사람의 불안은 커집니다.
  • 둘째, 우리 몫의 책임을 먼저. "그 거래처가 보낸 불만 신호를 저희가 늦게 읽었습니다." 시장이나 경쟁사 이야기는 그다음입니다. 외부 요인부터 꺼내면 아무리 사실이어도 핑계로 들립니다.
  • 셋째,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완성된 대책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이번 주 안에 남은 거래처 전부를 직접 찾아가겠습니다"처럼 당장 시작한 일을 구체적으로 말하십시오. 계획이 없다는 인상이 가장 큰 불안을 만듭니다.
  • 넷째, 직원에게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 사람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래서 나는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언제 다시 알려 줄지 날짜를 약속하십시오.

이 순서의 핵심은 대표가 듣는 사람보다 먼저 가장 아픈 말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직원이 속으로 하려던 비판을 리더가 먼저 꺼내면, 회의실의 공기는 대표를 추궁하는 쪽이 아니라 함께 방법을 찾는 쪽으로 기웁니다. 반대로 끝까지 책임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음 위기 때 직원들은 나쁜 소식을 대표에게 가져오지 않게 됩니다.

한 줄 요약

나쁜 소식은 사실, 인정, 지금 하는 일, 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의 순서로 전한다. 우리 몫의 잘못을 리더가 먼저 말할 때, 사람들은 비난 대신 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