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없는 것과 협력하기

월요일 아침 임원 회의. 영업 담당 임원이 공문 한 장을 내려놓습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거래처가 내년부터 결제 조건을 바꾸겠다는 통보입니다. 협의 요청이 아니라 전 협력사에 일괄 적용하는 확정 사항입니다. 회의는 한 시간 넘게 이어지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이게 말이 되느냐", "작년에 그렇게 맞춰 줬는데"라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회의가 끝났을 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공문은 회의실에서 아무리 분개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바뀌는 것은 대응을 시작할 시점이 하루씩 늦어진다는 사실뿐입니다.

바꿀 수 없는 일과 다투지 않는다

데일카네기는 『자기관리론』에서 걱정을 다스리는 원칙으로 불가피한 것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라고 말합니다. 이미 일어났거나 내 힘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에 저항하는 데 힘을 쓰면, 정작 그 다음을 준비할 힘이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카네기는 이 대목에서 오래된 짧은 시 한 편을 인용합니다.

세상의 모든 병에는 고칠 방법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방법이 있다면 찾아라. 없다면 마음에 두지 마라.

받아들인다는 것은 체념이 아닙니다. 카네기가 강조하는 것은 구분입니다. 손쓸 수 있는 일에는 끝까지 손을 쓰되, 손쓸 수 없는 일에는 감정을 더 보태지 않는 것. 그 구분이 서야 에너지가 제자리로 갑니다.

현장에서는 이렇게 쓴다

  • 회의 첫머리에 선을 긋는다. "이 결정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야기합시다." 대표가 먼저 이 말을 해 주면 회의는 불평에서 대책으로 넘어갑니다.
  •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나눠 적는다. 결제 조건 자체는 바꿀 수 없어도, 운전자금 계획·다른 거래처 비중·내부 비용 구조는 바꿀 수 있습니다. 회의 시간은 두 번째 목록에만 씁니다.
  • 받아들이는 데 기한을 둔다. 서운함과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다만 그 감정을 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하루면 충분합니다.
  • 대표의 태도가 조직의 기준이 된다. 대표가 바꿀 수 없는 일을 계속 탓하면 구성원도 외부 탓을 배웁니다. 대표가 담담히 다음 수를 묻기 시작하면 조직도 그렇게 움직입니다.

경영에는 환율, 규제, 거래처의 정책처럼 내 책상 밖에서 정해지는 일이 늘 있습니다. 그 일들을 상대로 싸우는 경영자와, 그 일들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는 경영자는 같은 조건에서도 전혀 다른 결과를 냅니다.

한 줄 요약

바꿀 수 없는 일에 쓰는 힘은 바꿀 수 있는 일에서 빠져나온 힘입니다. 이미 정해진 일이라면 먼저 받아들이고, 그다음 내 손에 남아 있는 것부터 움직이십시오.